# 이 글은 ‘북코스모스’의 ‘환율도 모르고 경제 공부할 뻔했다’ 요약본을 읽고 핵심을 간추려 정리한 것입니다.
1장. 환율, 기초부터 제대로 알아보자
환율이란 무엇인가?
환율은 한자로는 ‘바꿀 환(換)’에 ‘비율 율(率)’자를 쓰며, 영어로는 ‘Exchange Rate’라 합니다. 즉, 양국의 통화를 서로 맞바꿀 수 있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환율이 무엇인지 묻는 원론적 질문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보다 ‘환율은 오를까, 내릴까?’, ‘오르면 얼마까지 오르고, 내리면 얼마까지 내릴까?’, ‘그럼 과연 언제쯤 오르내릴까?’와 같은 질문이 더 유의미합니다.
환율을 예측하고 변화에 대응하는 이유
환율 몇십 원에 회사의 손익이 좌우되는 우리나라 수출입기업부터, 일상생활에서 원유ㆍ가스ㆍ원자재를 비롯해 수입 재화를 쓰고 있는 우리들, 자산 증식을 위해 해외 금융자산이나 외화에 투자한 투자자들, 그리고 자녀의 유학자금을 보내야 하는 부모와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개인에 이르기까지 환율은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환율 변동의 고통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떠올려봅시다. 너무 먼일처럼 느껴진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기억해봅시다. 50%가 넘는 환율 폭등으로 영업 이익률이 10%가 넘는 우량 수입기업이 존폐 위기에 처했고, 엔화 대출을 받았던 개인 사업자들의 빚이 2배가 되었으며,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세계 경제의 나침반, 환율
미국을 비롯한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경제ㆍ정치ㆍ사회적 상황은 주식ㆍ채권ㆍ외환ㆍ원자재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움직입니다. 글로벌 개방경제에서 각국의 통화는 다양한 시장 주체들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적정 환율을 형성하고, 글로벌 외환시장을 거쳐 금융ㆍ자본시장과 상품시장 등으로 흘러들어 갑니다.
미국 달러는 어떻게 기축통화가 되었나?
미국 달러는 세계 각국의 통화와 다이렉트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통화뿐만이 아니라, 산업의 근간인 석유와 철, 구리ㆍ알루미늄ㆍ니켈 등의 비철금속, 옥수수ㆍ밀 등의 농산물까지 국제거래소에서 미국 달러는 가격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 왜 전 세계 통화가 미국 달러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축통화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기축통화’란 국제 외환시장에서 금융거래나 국제 무역결제를 할 때 기본이 되는 통화입니다.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전쟁으로 인해 국가의 존립이 위협받지 않을 정도로 군사 강대국이어야 하고, 고도로 발달된 금융ㆍ자본시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원활한 대외거래를 위해 규제나 장벽이 없어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해 내수 기반이 확고해야 하며, 산업 전반적으로 균일하게 고도로 성장된 국가여야 합니다. 미국이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것은 대부분 동의하리라 생각합니다.
안전한 통화와 위험한 통화
안전통화와 위험통화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그 기준은 바로 ‘글로벌 위험 요인들이 부각될 때 강세를 보이는지, 아니면 약세를 보이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금융위기나 글로벌 경제 둔화와 같은 충격이 왔을 때 해당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 ‘안전통화’, 약세를 보이면 ‘위험통화’로 구분합니다. 반대로 글로벌 경제가 완만한 성장기(회복기)에 있고 정치ㆍ사회ㆍ금융ㆍ경제 등에 특별한 위험 요인이 없을 때 강세를 보이면 ‘위험통화’, 약세를 보이면 ‘안전통화’로 구분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축통화이거나, 2차 기술산업 근간의 고성장ㆍ고소득 국가의 통화이거나, 초저금리ㆍ저인플레이션 통화는 안전통화로 구분합니다. 여기에서 ‘초저’라고 함은 대체로 0%에 가까운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안전통화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입니다. 유로화도 초저금리ㆍ초저인플레이션 통화이기는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몇몇 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기술 중심의 2차 산업 기반이 취약해 안전통화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
환율이 상승할 때 나타나는 경제현상
환율이 상승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크게 가계, 기업, 국가(외환당국)로 나눠서 살펴봅시다. 먼저 가계를 살펴보면 생필품의 가격이 오릅니다. 그리고 수입식료품을 비롯해 자가용 기름값과 냉난방비가 오르고 환율이 비싸니 해외여행 수요도 줄게 됩니다. 즉, 수입물가 상승으로 가처분소득이 줄고 소비가 둔화됩니다.
반면 기업은 원재료, 부품값이 상승하지만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은 향상되어 수출이 증가하고 이익이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상품(무역)수지와 서비스수지 개선으로 경상수지가 개선되는데, 경상수지 흑자는 중장기적으로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한편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외국인 자금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유입됩니다. 이 또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합니다(달러 매도, 원화 매입, 국내 기업 주식 매입).
마지막으로 국가(외환당국)는 환율 상승 속도가 가파르면 외환보유고를 이용한 시장 개입(매도)을 통해 환율 변동성을 완화시킵니다. 투기세력이 유입되어 환율이 균형가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판단되면 투기세력의 의지를 꺾기 위한 고강도 매도 개입을 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환율이 하락 반전할 수도 있습니다.
환율이 하락할 때 나타나는 경제현상
환율 하락에 대한 경제현상은 환율 상승 시 나타나는 현상과 대체로 반대입니다. 가계는 수입물가가 하락하게 되니 수입 생필품의 수요가 늘어나게 됩니다. 반면 기업은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해외 수출이 감소하게 됩니다. 이는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는 치명적입니다. 기업실적 부진과 함께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매출 감소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을 촉발해 중단기적으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이때 환율 하락분을 상당 부분 되돌리게 됩니다. 또한 기업실적 악화로 고용과 임금이 감소하고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 수입물가 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하게 됩니다. 한편 국가(외환당국)는 지나친 환율 쏠림과 경기 둔화를 방지하고, 원화 강세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의지를 꺾고자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끌어올리기도 합니다.
2장. 환율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1)
경제의 기초 체력, 펀더멘털
펀더멘털은 말 그대로 한 나라의 경제를 평가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의미합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건강하다는 것은 그 나라 경제가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완만한 물가 상승이 동반됨을 의미합니다.
펀더멘털을 가늠하는 방법
일반적으로 경제성장의 함수는 노동과 자본, 그리고 기술 발전입니다. 견조한 경제성장이 이어진다면 기업은 지속적으로 자본과 노동을 투입해 재화를 생산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용시장이 완전고용 수준이 아니라면 신규 고용은 늘고 실업률은 떨어지며, 가계의 총소득과 소비가 늘어납니다. 소비의 증가로 기업의 생산은 다시 증가하게 되고 보유 재고도 늘어나는 한편,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 개발에도 투자합니다. 경제 구성원들의 총수요 증가로 원자재를 비롯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즉 물가 또한 완만하게 상승합니다.
중앙은행과 정부, 연구기관들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제대로 순환되는지 각 부문의 지표를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관찰합니다. 글로벌 경제와 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경우 고용은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실업률’과 같은 지표입니다. 소비심리는 ‘소매판매지수’, ‘소비자 신뢰지수’,소비자신뢰지수’, 생산은 ‘산업생산지수’와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PMI)’, 마지막으로 물가는 ‘소비자물가지수’, ‘생산자물가지수’, ‘개인소비지출(PCE)’ 등의 지표로 측정하고 관찰합니다.
이들 지표는 보통 매월 발표되는데 우리는 지표에서 드러난 추세로 미국 경제 펀더멘털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지표들은 미국의 재정ㆍ통화정책의 참고 지표로 쓰이며, 해당국 통화의 현 레벨에 대한 평가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환율을 움직입니다. 만약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데 환율이 고평가되어 있다면 향후 약세를 보일 것이고, 반대로 펀더멘털은 좋은데 환율이 저평가되어 있다면 향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3장. 환율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2)
주식, 채권, 원자재의 가격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경제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4총사가 있습니다. 주가지수와 환율, 금리, 원자재가 그것입니다.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주가와 금리, 그리고 실물경제의 수요를 대변하는 원자재 시장은 글로벌 경제 흐름 속에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환율을 움직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환율 동향과 전망을 확인하기 위해 자본시장과 원자재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가지수와 환율과의 관계
우리나라 기업이 기술이나 가격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수출 확대 및 무역수지 흑자를 이어간다면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입니다. 여기서 무역 흑자로 인한 달러 유입으로 달러원 환율은 먼저 하락 압력(원화 강세 압력)을 받게 됩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야 하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은 또다시 하락 압력을 받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달러원 환율과 주가지수는 역의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채권 가격(금리)과 환율과의 관계
경제성장과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면 당국은 버블을 방지하고자 금리 인상을 준비할 것입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되면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해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금리 인상이 반드시 외국인의 자금 이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금리 인상에도 여전히 국내외 금리 차가 크고, 원화채권 수익률이 매력적이라면 오히려 금리 상승 영향으로 원화가 단기적 강세 압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
2007년까지 중국은 연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을 기록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수요 감소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 축소로 경제성장 속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의 성장 둔화가 중국과 교역관계에 있는 여타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수입과 수출의 약 2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의 무역수지와 수출입지표를 비롯해 물가ㆍ생산ㆍ소비 등의 지표가 부진을 보이면서 우리나라 경제지표도 함께 악화되어 원화가 약세(달러원 상승) 압력을 받게 된 것입니다. 최근 중국이 대외 의존 수출주도 성장에서 내수 중심 성장으로 정책을 옮겨가면서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4장. 환율의 향방을 읽어라
환율을 예측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재료
1.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가장 큰 그림은 역시 국가 간의 통화정책입니다. 각국의 통화정책은 펀더멘털과 수급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치므로 최우선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원화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ㆍ중국ㆍ일본ㆍ유로존 등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2. 펀더멘털 관련 경제지표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펀더멘털이기 때문에 펀더멘털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경제지표를 중요 순서대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중앙은행 정책과 펀더멘털 관련 재료는 시장 기대감에 따라 선반영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지표 등의 발표 스케줄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달러원의 환율 예측을 위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펀더멘털만 봐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중요 교역국가이면서 원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중국과 일본의 펀더멘털과 함께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3. 여타 통화의 움직임
환율이 이론적 배경과 달리 움직일 때는 수급적으로 수입 결제나 수출 네고가 유입되었거나. 역외세력이 달러를 사고 팔았거나 등의 추적이 어려운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원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여타 통화의 움직임 자체를 재료로 삼고 거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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