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심리학 상식 사전]의 내용 중 일부를 요약한 글입니다.
1.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 _ 성격의 삼원 구조 이론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의 마음을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로 나누어 설명하며, 이 세 부분은 각각 다른 욕구와 역할을 가지고 있다. 원초아는 본능적인 충동을 즉시 충족하려고 하며, 초자아는 사회적 규범과 도덕에 따라 원초아의 요구에 반대한다. 자아는 이 두 부분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하며, 강한 자아는 적절한 행동을 유도하지만 약한 자아는 충동적이거나 지나치게 자기비판적으로 만들 수 있다. 자아는 방어 기제를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는데, 이는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며 심리적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어 기제로는 부정, 억압, 퇴행, 투사가 있다.
[대표적인 방어기제]
▪ 부정: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같은 사건이나 경험이 일어났거나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상태.
▪ 억압: 어린 시절에 학대받은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처럼, 불안하거나 충격적인 생각을 무의식에 머무르게 하여 의식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방법.
▪ 퇴행: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예전에 했을 법한 행동을 하는 것. 성인이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책임한 10대 시절에 했던 행동으로 되돌아가곤 한다.
▪ 투사: 자신의 불안한 생각이나 행동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것. 누군가를 싫어하지만 그 감정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실은 상대방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유능한 전문가들이 모이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다? _ 집단 사고
프리드리히 니체는 광기가 개인에게는 집단에서는 규칙이 된다고 주장하며, 집단에 속한 개인은 사회적 압력으로 인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한다. 어빙 재니스는 '집단 사고'라는 개념을 도입하며, 강한 응집력과 만장일치를 추구하는 욕구가 합리적인 평가를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집단 사고의 징후로는 무적의 환상, 집단 합리화, 외집단 고정관념 등이 있으며, 이는 비합리적인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챌린저호 참사는 집단 사고의 전형적인 사례로, NASA가 발사 전 문제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압력과 자신감으로 인해 결정을 내렸다. 재니스는 이러한 의사 결정 패턴이 다른 역사적 사건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고 믿었으며, 집단 사고의 이해는 미래의 비극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집단사고의 징후 8가지]
1. 무적의 환상: 집단은 성공 여부에 지나치게 자신감을 갖고 낙관적이다. 이 때문에 집단은 개인 입장이라면 감수하지 않을 위험을 감수하곤 한다.
2. 집단 합리화: 다른 사람들이 특정한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를 댄다. 이런 식으로 집단의 공동 의견에 반대하는 논쟁을 해명할 수 있다.
3. 집단에 내재하는 도덕성에 대한 믿음: 집단은 자신의 도덕적 입장이 옳다고 믿으며, 자신들의 결정에 대한 도덕적 반대를 모두 무시한다.
4. 외집단 고정관념: 자기 집단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인 다른 집단을 일컫는 외집단에 대해서는 그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있도록 고정관념을 형성한다. 예를 들어 정보가 부족하다거나 게으르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 외집단의 이의를 쉽게 무시할 수 있다.
5. 반대자에 대한 직접적 압박: 집단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개인에게는 배신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원한다면 집단에서 나가도 된다고 상기시킨다.
6. 자기 검열: 구성원들은 배척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나 집단이 제일 잘 안다는 믿음에 빠져 집단의 결정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기로 선택한다.
7. 만장일치의 환상: 반대 의견이 없는 것을 바람직한 의사 결정의 증거로 본다.
8. 자칭 마음 경비대: 집단 구성원들이 집단 결정에 반하는 정보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숨기고자 노력하면서 검열관 역할을 수행한다.
3.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_ 방관자 효과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종종 방관자로 남아 행동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현상을 '방관자 효과'한다. 키티 제노비스 사건은 이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심리학자 빕 라타네와 존 달리는 방관자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책임 분산', '평가 우려', '대중의 무지' 같은 개념을 제시했다.
[방관자효과 3가지]
1. 책임분산: 우리는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 책임감을 덜 느끼고, 누군가가 대신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현상을 가리켜 '책임 분산(diffusion of responsibility)'라고 한다.
2. 평가우려: 우리는 심리학 용어로 ‘평가 우려(evaluation apprehension)’라는 사고방식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는 문제를 잘못 평가해서 남들에게 비판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3. 대중의 무지: 마지막으로 ‘대중의 무지(pluralistic ignorance)’도 작용한다. 만약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왜 아직 아무도 돕는 사람이 없을까? 어쩌면 애초에 도울 필요가 없거나 도움을 바라지 않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연구결과 집단의 크기가 클수록 도움이 요청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결과를 보여주었고, 참가자들이 다른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으면 위험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사람들이 도움을 주기보다는 방관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4.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법 _ 도덕 발달
도덕성은 인간이 사회에서 옳고 그름을 인식하는 과정으로, 이마누엘 칸트는 보편적인 도덕적 원칙인 '정언 명령'을 주장했다. '트롤리 딜레마'와 같은 사례를 통해 사람들은 도덕적 선택에서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다.
[트롤리(전차) 딜레마(trolley dilemma)]
철로 위를 폭주하는 전차가 철로 위에서 일하는 다섯 사람을 향해서 돌진한다. 그대로 두면 그들은 죽을 것이다. 당신은 궤도 변환기를 당겨 달리는 전차의 궤도를 다른 쪽으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다른 노선 위에 있는 한 사람이 죽게 된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도덕 발달에 대한 연구는 장 피아제가 시작했으며, 그는 아동의 도덕성이 경험과 행위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았다. 로런스 콜버그는 피아제의 연구를 확장하여 도덕적 딜레마를 제시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어떻게 도덕적 추론을 발전시키는지를 연구했다.
콜버그의 '하인츠 딜레마'는 생명을 구하는 것과 법을 지키는 것 간의 갈등을 다루며, 그는 이를 통해 아이들의 도덕적 판단이 나이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했다. 그는 도덕적 추론 수준을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며, 각 단계가 순차적으로 발전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연구는 도덕성이 사회적 가치에 의해 영향을 받음을 보여준다.
[하인츠 딜레마]
하인츠의 아내가 희귀암으로 죽어가고 있다. 아내를 살릴 수 있는 약은 딱 하나였다. 바로 동네 약사가 개발한 약이었다. 그 약은 만드는 데도 돈이 많이 들었지만 약사는 약값으로 실제 비용의 열 배를 책정했다. 하인츠는 약값의 절반밖에 돈이 없었다. 그는 돈을 빌리려고 아는 사람들을 모두 만났고, 합법적인 수단은 모두 시도했지만 약을 살 수 있는 돈을 모으지 못했다. 그는 아내가 죽어간다며 약사에게 약값을 깎아주거나 나중에 갚을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약사는 “싫습니다. 나는 이 약으로 돈을 벌 거예요”라면서 거절했다. 온갖 합법적 수단을 시도했지만 약을 구입할 수 없었던 하인츠는 아내를 살리고자 너무나 간절한 마음에 결국 약국에 몰래 들어가 약을 훔치려 했다.
5. 내면의 힘에 주목하는 긍정심리학
마틴 셀리그먼은 20세기 말 긍정심리학을 창시하며, 삶의 개선과 성취감을 중시하는 접근법을 제안했다. 긍정심리학은 심리적 질환보다 개인의 강점에 초점을 맞추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에우다이모니아' 개념을 현대 심리학에 적용하고자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최고선을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는 용어를 사용해 좋은 삶을 살아가려면 즐거움과 정치 활동, 철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긍정심리학은 자유 의지를 인정하며, 외부 요인에 의한 결정론적 접근에서 벗어나 개인의 선택을 강조한다. 다른 접근법들은 대개 생물학적 특성이나 어린 시절의 경험처럼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하는 결정론적 접근법을 취한다. 이에 반해 긍정심리학은 우리가 내부나 외부의 힘에 지배받지 않고 행동을 선택할 자유 의지가 있다고 가정한다. 또한, 선함과 탁월함 같은 긍정적 특질을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며, '좋은 삶'을 위한 세 가지 측면인 '즐거운 삶', '좋은 삶', '의미 있는 삶'을 구분한다.
셀리그먼은 이러한 삶을 통해 행복을 찾고, 긍정적인 관계를 맺으며 개인적 특성을 개발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6. 군중 속으로 숨다 _ 몰개인화(deindividuation)
1895년 귀스타브 르 봉은 군중 속에서 개인이 비합리적 행동을 하는 현상을 연구하며, 익명성과 피암시성, 전염이 집단의 마음을 지배한다고 밝혔다. ‘집단의 마음’이 개인의 의사 결정을 장악하는 것이다. 이는 19세기 프랑스의 거리 폭동에서 나타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1950년대 레온 페스팅거는 '몰개인화'라는 개념을 도입하며, 개인이 집단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행동하는 현상을 설명했다. 몰개인화는 때때로 친사회적 행동으로도 이어지지만, 익명성은 부정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도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사이버 폭력이 발생하며, LGBT 학생들이 그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타일러 클레멘티의 자살 사건은 이러한 온라인 폭력의 비극적인 사례로, 익명성이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클레멘티의 자살사건]
어느 날 저녁 클레멘티는 룸메이트에게 데이트가 있으니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룸메이트였던 다런 라비는 원격 웹캠으로 방을 촬영할 수 있도록 몰래 컴퓨터를 설치했다. 라비는 클레멘티와 동성 남자친구가 성적 접촉을 하는 모습이 담긴 장면을 찍어 퍼트렸고, 다른 학생들은 이 영상을 인터넷으로 공유했다. 학생들은 그런 범죄를 신고하기는커녕, 온라인 군중이라는 익명성 뒤에 숨어 몰개인화 행동을 자행하며 모욕하고 조롱했다. 2010년 9월 22일 클레멘티는 페이스북에 “조지 워싱턴 다리에서 뛰어내림. 미안”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인터넷 환경의 익명성 때문에 고통받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문화 차이에 따라 몰개인화가 극단적인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소셜 미디어는 사용자들에게 익명성을 제공하여 극단주의적 견해를 강화하는 환경을 만든다. 이러한 반향실 효과는 사회의 취약한 구성원들을 급진화시킬 위험이 있다. 결국, 몰개인화와 인터넷 기업들의 역할은 우리의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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